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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 24. 01:23 - 시맹

현실에 무너진 기적같은 사랑, 하지만 아름다웠던 -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이 블로그에서 첫 리뷰를 쓰게 될 이 책은 바로 로버트 제임스 윌러의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이다. 그 전에 읽었던 책부터 차례로 쓰려고 했는데, 그것들을 다 쓰는 사이에 가장 최근에 읽은 이 책의 감동이 빨리 달아나버릴 것 같아서 급한 마음에 먼저 쓰게 되었다. 이 책은 내가 읽은 소설 중에서 헤르만 헤세의 '크눌프' 다음으로 얇은 책이었다. 그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고, 그 가벼움에는 견줄 수 없는 감동과 설렘을 얻게 되었다. '제 2의 러브 스토리'라는 찬사를 듣고 있으며 십여 년 전에는 영화화되기도 했었던, 명작이다.

 이 이야기는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이런 사랑을 기대하는 것이 사치로 느껴질 수 있을 정도의 낭만과 매력을 가지고 있다. 프란체스카와 로버트는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졌고, 그들이 함께 보낸 단 4일을 영원히 가슴에 묻고 살아갔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그대로 마음에 담아 두기로 한 그들의 선택은 어쩌면 정말로 최선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집에는 남편과 두 아이가 있기 때문에 그 책임감과 죄책감을 무릅쓰고 떠나지 못하는 프란체스카의 마음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인가. 프란체스카가 로버트를 만난건 정말로 행운이었을까? 아니면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이었을까?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사랑이 많은 요즘, 아니.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사랑은 어느 시대에나 세대에나 있었다. 지금도 헤아릴 수도 없는 사람들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세상을 탓하고, 자신을 욕하고, 슬퍼하고, 그들의 신세를 한탄한다. 사랑이 끝나는 때는 사랑이 식고 권태로움이 찾아올 때 말고도 현실이 작용하는 상황도 많으니, 그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그래도 한 번 생각해 보자. 현실이 없는 사랑이 존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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