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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2. 15. 00:51 - 시맹

의지









나는 언니도 없고, 오빠도 없고, 친척이라곤 언니 넷이 있지만 다들 바빠서 연락을 잘 못한다.
항상 힘든 일이 있으면 혼자 이겨내는 게 습관이 됐다. 종교도 없으니 의지할 곳은 거의 없었다.
엄마가 그랬는데 난 어렸을때 엄마한테 혼나서 울고 싶으면 엄마 앞에서는 괜찮은 척 꾹 참다가
몰래 방에 들어가서 이불덮고 소리죽여 울거나 화장실에서 울었다고 했다.
혼자 있는 시간동안 나는 스스로와 대화하는 방법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
내가 지금 무엇 때문에 슬프고 힘든지, 그리고 대부분은 그 답을 내가 쥐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어쨌든 결론은 울어봤자 해결되지 않는다는 거였다. 빠른 생각의 전환이 나를 구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몸이 안좋을때는 혼자 해결할 만한 힘이 잘 생겨나지 않는다.
어. . . 난 이때 누구에게 의지해야 하지. 하고 고민하면서 혼란에 빠진다.
나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동생은 그런 의미에서 좋은 친구가 되었다.
굉장히 유치한 고민이라도 동생에게 털어놓으면 동생은 그걸 다 들어주고 유치한 답변이라도 해 준다.
동생은 나보다 네 살이 어리지만 내가 덜 성숙한건지 걔가 더 성숙한건지 엇비슷하거나 내가 좀 더 어리다.
하지만 요즘은 동생이 시험기간이다. 괜히 건드렸다간 엄마한테 혼날 것 같다.
곰곰히 생각하다가 아까 금자랑 유리언니한테 문자를 보냈다.
금자는 자는 것 같구, 유리언니가 넘넘 걱정 많이 해줘서 큰 힘이 된 것 같다. 이럴땐 정말 언니 있었으면 좋겠다.
아무나 다 보고싶다. 빨리 시험끝나고 친구들 원없이 만나고 얘기하고 웃고 떠들고 해야지.
어젠 공부한다고 망구랑 스타벅스에 갔는데 공부 반 떠든거 반? ㅋㅋ 그래두 좋았다.
어차피 다 그럴꺼 알고 갔다. 이런 좋은 친구들 덕분에 나는 올해 겨울에도 춥지 않다. . .
정말 힘내야겠다. 시간은 결코 기다려주지 않을 테니까. 내가 이렇게 생각에 빠져 있는 시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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