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2008. 9. 8. 00:02 - 시맹

천천히 살기




s l o w l i f e

아무리 1초가 아깝고, 곧 내일이 올 것만 같이 조급하더라도
잠시만 멈추어 주변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자.
숨을 좀 더 천천히 내쉬는 것만으로도 보이지 않던 즐거움이 보인다.




개강 첫 주는 너무 조급한 마음으로 지냈던 것 같다.
자꾸만 나를 재촉하고 몰아붙이다 보니 수요일 쯤에는 그것들이 한꺼번에 폭발해버렸었다.
잘 생각해 보면 너무 바쁘게만 살다보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의 의미를 잃어버렸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가끔씩 찾아오는 편두통이 찾아왔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고 일어서서 중심을 잡기 힘들었다.
좀 쉬려고 누워 있어도 어지러움증 때문에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고 입맛이 없어 먹었던 바나나 때문에 체했다.
나는 지금까지 '그건 해도 안되는 거니까 하지마'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어쩌면 가장 현실적일 수 있는 충고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에게 그 말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이 아픈 마음을 어디에 하소연할 수 있을까 괴로워하다가 집에 전화를 걸었다.
너무 오랫만에 들어보는 엄마 목소리에 울음이 막 터져나왔다.
그리고 시흥에서 바로 달려와주신 아빠랑 꽤 오랜 시간을 이야기한 끝에 조금씩 마음을 추스릴 수 있었다.
수요일 이후에는 마음의 휴식을 위해서 내가 괜찮다고 느껴질때까지 놀았다.
성혁이 생일도 있어서 뷔페도 갔고, 영화도 봤고. 정말 오랫동안 수다도 떨어봤다.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어제는 1주일만에 집에 갔다왔다. 확실히 서울과 우리 동네는 느껴지는 공기의 산뜻함이 다르다.
예전에, 가수 보아의 다큐멘터리였나.. 거기서 보아는 서울은 마음이 편한 곳이고 일본은 몸이 편한 곳이다
이런 말을 했었는데 그때는 이해를 잘 못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해할 것 같다.
집에 가면 시간이 멈춘 듯이 마음도 차분해지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나'에 대해서..
집에서 나쵸 한 봉지와 복숭아맛 요플레 몇 개를 가지고 왔다. 조금은 위안이 되는 친구들이다.
내일은 또다시 월요일. 이번 주는 좀 더 천천히, 웃으면서 즐겁게 보내야지.

'daily journ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5문 5답  (3) 2008.09.21
최종 시간표  (6) 2008.09.06
개강  (2) 2008.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