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2009. 4. 17. 00:56 - 시맹

아 외로워





아 외로워 외로워 외로워요
세렝게티 초원의 기린처럼

- Yozoh, '아 외로워' 中 -



오늘은 우울하고도, 외로운 날이었다. 나쁜 일은 연달아 온다.
꼭 아르바이트 할 때 손님들이 한번에 우르르 들어오는 것과 같다.
언제나처럼 어딘가에 쏟아내고 싶었는데, 적절한 곳을 찾지 못했던 것 같다.
오랫만에 술 마시고 싶어졌다. 근데 술은 안마셨고 그냥 도서관엘 갔다.
한번 꾹꾹 참아보기로 한 거다. 설마 병이야 나겠어
곰곰히 생각해 봤다. 왜 나한테? 이런 일들이 생기는 거지.
원인은 내 안에도 있는 거겠지? 뭘까.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
오늘은 날도 쌀쌀하고 점심도 못 먹고 힘도 없어서 더 기분이 나빠진 걸까?
수업을 듣다가 욱 하고 올라왔는데, 사실은 나가서 펑펑 울고 싶었지만
수업 첫시간에 나눠준 syllabus에 밖으로 나가는 건 절대 안 된대서 그냥 눈물을 삼켰다.
눈물을 삼키니 체할 것 같은 기분이다. 아마 그때 내 앞에 앉아서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 줬더라면,
말 하기도 전에 울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럴 기회가 없었다.
학교는 참 외롭다. 정보대는 싸늘하고. 화장실도 북적이지 않는다.
오늘 하루종일 속으로 '피아스코(fiasco)'를 되뇌었다. 마치 주문처럼.
나는 대실패를 한 것도 아니고, 나중에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닐 것들이니까 -
역시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이제 자고 일어나면 씻은 듯 개운해졌으면 좋겠다.





'daily journ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제  (0) 2009.04.29
도서관 외박중에 온 여사님 메시지  (2) 2009.04.15
지금 행복한 이유  (2) 2009.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