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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0. 6. 00:35 - 시맹

롤러코스터


오늘, 놀이공원 앞을 지나갔다. 돈을 쓸 순 없어서 구경만 했다. 특히 롤러코스터를 아주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롤러코스터에 오르는 사람들은 스릴을 만끽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일단 그게 움직이기 시작하면 겁에 질려, 멈춰달라고 내리게 해달라고 사정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들은 뭘 원하는 걸까? 모험을 선택했다면, 끝까지 갈 각오를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아니면 정신없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롤러코스터보다는 안전한 회전목마나 타는 게 낫다고 뒤늦게 생각한 거일까? 지금, 나는 너무 워로워 사랑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점차 나아질 거라고, 나에게 맞는 직업을 찾게 될 거라고 내가 여기 있는 것은 내가 이 운명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나 자신을 설득해야 한다. 롤러코스터, 그게 내 삶이다. 삶은 격렬하고 정신없는 놀이다. 삶은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리는 것, 위험을 감수하는 것,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그것은 산을 오르는 것과도 같다. 자기 자신의 정상에 오르고자 하고, 그곳에 도달하지 못하면 불만과 불안 속에서 허덕이는 것. 가족과 멀리 떨어져, 내 느낌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며 지내는 건 괴로운 일이지만 오늘 이후로는 의기소침해질 때마다 이 놀이공원을 떠 올릴 것이다. 잠이 들었다가 롤러코스터 안에서 갑자기 깨어난다면 어떤기분이 들까? 갇혔다는 기분이 들 것이고, 커브가 두려울 것이고, 거기서 내려 토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 롤러코스터의 궤도가 내 운명이라는 확신, 신이 그 롤러코스터를 운전하고 있다는 확신만 가진다면, 악몽은 흥분으로 변할 것이다. 롤러코스터는 그냥 그것 자체, 종착지가 있는 안전하고 믿을 만한 놀이로 변할 것이다. 어쨌든 여행이 지속되는 동안은, 주변 경치를 바라보고 스릴을 즐기며 소리를 질러대야 하리라.

- 파울로 코엘료, 11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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