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2008. 6. 2. 23:12 - 시맹

비 오는 날




 오늘은 비가 왔다. 아침에는 화창한 날씨였는데 화학시간때부터였나, 갑자기 천둥치고 난리도 아니었다. 나중에 집에 갈때즈음 되니까 비가 정말 땅바닥에 부딪혀서 철썩철썩 소리가 날 정도로 내리고 있었다. 샌들을 신고 와서 발바닥이 미끈거려서 몇 번 미끄러질 뻔 했다. 어제 할머니댁에 왔는데 잊어버리고 운동화를 놓고 왔다. 일주일 내내 비온다는데 샌들 신고 맨날 다녀야 하나.. 끄악.
 나는 어렸을 때 부터 비 오는걸 정말 싫어했다. 그날의 날씨가 그날의 컨디션을 좌우했을 정도니까. 눅눅한 것도 싫고 우산 들고다니기도 귀찮고 몸이 젖어서 금방 추워진다. 나는 특히나 추위에 약한 편인데. 그래서 약간 더운 듯한 여름이 좋은데 비가 많이오는 장마철이 반이라니. 좀 아이러니하다.
 벌써 6월이다. 왜 봄인데 비가 오지 했는데 생각해보니 어제부터 여름이었던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라 약간 들떴다. 나는 여름을 가장 좋아해서 여름옷은 특히 더 많이 사는 편인데 꼭 방학이 끼어있다는게 문제다. 내가 항상 맘에드는 옷만 골라입는 걸 생각하면 항상 여름에는 가지고 있는 옷의 반도 못 입는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여름 원피스들이 얼마나 많은데~
 
 어제 자료구조 과제를 하다가 늦은 새벽하고 이른 아침 중간즈음에야 잠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너무 피곤해서 평소에 잘 졸지 않는 자료구조 수업에서 졸아버렸다. 교수님 오늘 상콤한 머스터드 셔츠까지 입고 오셨는데. 역시 교수님의 악센트 없는 모노톤의 목소리에는 어쩔 수 없는거다.. 교수님 이름으로 검색하면 이 글까지 뜰 지 몰라서 교수님 성함은 안 쓰겠지만 삼수원 교수님ㅋㅋ
 세미나 날짜가 또 20일로 잡혔다. 지난 번 세미나 때 완성도가 낮았던 걸 생각하면 이번엔 거의 완성에 가까운 결과물을 내야 하는데.. 시험기간이 21일까지라니. 매정한 교수님.. 이라고 생각하려고 했지만 내가 시작한 일인데 교수님 탓이라니. 교수님께서 이렇게나 많이 도와주시는데 감사해야지. 감사감사
 학점도 더 신경써야 하겠지만, 학점 빼고 생각해보면 이번 학기는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 참 많은 걸 했던 것 같다. 모든 걸 스스로 해결하려 했고(비록 결과가 그만큼 나오진 않았더라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정직했고(cheating이나 레포트를 사고파는 것 같은 일은 있다고는 들었는데 나랑은 별로 상관없는 듯하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 좀 더 전문적으로 접근했고 많은 멘토를 만났으며, 여전히 주변에는 소중한 사람들이 남아 있다. 역시 학점만 좀 더 좋으면 정말 완벽인데. 남은 기말고사도 힘내고 다음 학기도, 그리고 내년에도, 또 앞으로 살면서 이렇게 매일매일 무엇인가를 깨우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화이팅!  

 
 



'daily journa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차피  (2) 2008.06.09
여러가지  (4) 2008.05.25
동물점  (1) 2008.05.18